Attraction에서 Seduction으로 — 2026 채용 패러다임의 전환
안녕하세요. 인재성장연구소장입니다.
2026년 1월, 미국의 이직률이 5.8%를 기록했습니다. 9년 만의 최저치입니다(ADP Research). 대퇴직(Great Resignation)이 끝난 자리에 조용한 정지가 들어섰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번 글은 HR Dive가 보도한 2026년 SHRM Talent 컨퍼런스 현장 발언을 읽고, 채용 방식의 근본적 전환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작성합니다.
핵심 인사이트
- 2026년 미국의 이직률은 9년 최저치인 5.8%까지 떨어졌고, 자발적 이직률은 약 2%대로 수년 내 최저 수준입니다(ADP Research, OneDigital). 채용 시장이 얼어붙은 건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불안이 사람들을 자리에 고정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 직원들이 잡 허깅(job hugging)하는 이유는 현재 직장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Adecco Group 조사에서 재직 유지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 것은 '안정감'이었습니다. 더 좋은 곳이 없어서 머무는 게 아니라, 이동이 두렵기 때문에 머무는 것입니다.
- 이 구조를 이해한 채용팀은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채용 공고로 지원자를 끌어들이는 'Attraction'에서, 후보자가 현재 직장에서 겪는 불편함을 정확히 짚고 해결책으로서 우리 회사를 납득시키는 'Seduction'으로의 전환입니다.

잡 허깅, 어떻게 만들어진 현상인가
대퇴직이 끝난 자리에 '대안정(Great Stability)'이 들어섰습니다. AI 확산, 경기 불확실성, 글로벌 무역 갈등 — 이 모든 요인이 직원들을 제자리에 붙들고 있습니다. 체감 실업 위험이 높아질수록, 알고 있는 환경이 모르는 기회보다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 현상이 HR 담당자에게 이중의 어려움을 만듭니다. 내부적으로는 낮은 이직률이 실제 몰입이 아닌 불안형 잔류일 수 있고, 외부적으로는 새로운 후보자가 채용 시장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직률 수치를 좋게만 해석하다가 조용한 이탈을 놓치는 시기입니다.
Attraction에서 Seduction으로 — 언어가 바뀌면 전략이 달라진다
2026 SHRM Talent 컨퍼런스에서 Caliber Collision의 TA 부사장 Jim D'Amic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채용 조직은 여전히 유치(Attraction)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우리는 이미 post-attraction 세계에 있다. 이제는 유혹(Seduction)에 집중해야 한다."
Attraction은 채용 공고를 잘 써서 지원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입니다. 고용 브랜딩, 복지 강조, JD 최적화가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Seduction은 다릅니다. 현재 직장에 붙어 있는 후보자에게 먼저 다가가, 그가 지금 어떤 불편함을 겪는지 진단하고, 우리 회사가 그 불편함의 해결책임을 납득시키는 과정입니다. 설득이라기보다 맞춤 처방에 가깝습니다.
D'Amico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데려오려면, 그들이 현재 직장에서 겪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우리가 그 고통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AI가 스크리닝을 맡으면 리크루터는 '진단'을 한다
D'Amico는 채용팀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말했습니다. "리크루터가 서류 스크리닝을 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멈추세요. 그건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리크루터의 역할은 후보자의 이직 동기를 끌어내는 진단 인터뷰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Epsilon의 인재 전략 디렉터 Nicky Gibson은 AI가 리크루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모르는 리크루터를 대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막연한 AI 교육보다 실무에서 즉시 쓸 수 있는 특정 툴을 명확히 지정해서 가르쳐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스크리닝은 AI에게, 사람을 움직이는 대화는 리크루터에게 — 이 분업이 2026년 채용팀 재설계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면의 의미
한국 채용 현장도 이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공고를 내면 지원자가 온다"는 감각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한두 해 전 이야기가 아닙니다. 좋은 인재일수록 더 조용히 재직 중인 상황은 많은 채용 담당자들이 이미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잡 허깅이 심화될수록, 채용은 점점 마케팅과 닮아갑니다. 고객이 문을 열고 들어오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먼저 찾아가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법을 제안하는 구조입니다. 채용팀의 역할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원자 처리 부서가 아닌, 후보자 설득 전문가 집단으로.
인사담당자라면
리크루터의 KPI를 재설계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처리 건수나 서류 통과율보다, 타겟 후보자와의 심층 대화 횟수와 오퍼 수락률을 중심 지표로 전환하는 방향을 제안합니다. AI 툴 도입 시에는 구체성이 필요합니다. 전체에게 ChatGPT를 소개하는 것보다, 특정 리크루터가 LinkedIn Recruiter의 AI 기능이나 지원자 분석 툴을 실전에서 체화하도록 집중 지원하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설계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왜 관심을 가지셨나요?"로 시작하는 질문 대신, "지금 직장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무엇인가요?"로 시작하는 진단형 구조가 Seduction의 실질적인 출발점입니다.
실무자라면
지금 직장을 떠나지 않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불안 때문에 머무는 건지, 한 번쯤 냉정하게 구분해 보시길 바랍니다. 채용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때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이직을 결심하는 순간이 아니라 그 이전에 이미 만들어집니다. 리크루터의 메시지를 열어두는 태도, 프로필을 업데이트하는 습관, 이것이 커리어 선택지를 넓히는 가장 조용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출처: HR Dive. (2026). Hiring needs to enter its 'seduction' era, talent acquisition pro says. https://www.hrdive.com/news/hiring-needs-to-enter-its-seduction-era/818486/
'Global Insi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가 이력서를 쓰는 시대, 채용의 본질이 달라지고 있다 (0) | 2026.06.11 |
|---|---|
| 리더십이 무너지면 AI 전략도 없다 — 2026 HR 현장 보고 (0) | 2026.05.28 |
| 2026 HR 트렌드: 일본 초고령 사회로 보는 3050 직장인 생존 전략 (ft. 스키마워크) (0) | 2026.05.25 |
| AI 시대, IBM, 나이키가 증명한 '소프트 파워' (0) | 202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