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6개월차, 왜 유독 흔들릴까
- 회사는 "적성이 안 맞아서"라고 생각한다
- 그런데 퇴사자들이 실제로 남긴 말은 달랐다
- 온보딩이 형식으로만 남은 이유
- 회사가 안 해준 걸, 내가 확인하는 법
지금 다니는 회사, 6개월쯤 지나니 자꾸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혼자만 유별난 게 아닙니다. 그리고 더 냉정하게 말하면, 그 불안정함의 원인은 당신 생각과 회사의 생각이 서로 다를 수도 있습니다.
6개월차, 왜 유독 흔들릴까
인크루트가 인사담당자 4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2025)에 따르면, 조기 퇴사한 신입사원 중 32.9%가 입사 후 4개월에서 1년 사이에 회사를 떠났습니다. 초반의 어색함을 지나 회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점, 바로 그때 흔들리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회사는 "적성이 안 맞아서"라고 생각한다
같은 조사에서 인사담당자들이 복수응답으로 꼽은 신입사원 조기 퇴사 이유 중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직무 적합성 불일치(58.9%)였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이 일과 안 맞았다"는 쪽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퇴사자들이 실제로 남긴 말은 달랐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는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2020년부터 6년간 유튜브에 올라온 중소기업 퇴사 브이로그 314건, 약 53만 자를 텍스트마이닝으로 분석했습니다. 회사(인사담당자)가 복수응답 중 최상위로 꼽은 이유가 '적성'이었다면, 퇴사자들이 영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텍스트 키워드는 동료·상사·선배와의 관계를 뜻하는 '연결'이었습니다(499회, 전체의 36.9%). 그리고 '처음', '혼자', '시키다'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매뉴얼도, 봐줄 사수도 없이 혼자 던져진 채 일을 배워야 했던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난 겁니다. 재직 기간이 확인된 퇴사자 중 53.6%는 입사 1년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두 조사는 질문 방식이 달라 수치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회사가 '최상위'로 진단하는 이유와 퇴사자가 스스로 가장 많이 꺼낸 단어 사이에 온도차가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온보딩이 형식으로만 남은 이유
사실 이 간극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닙니다. 과거 직장에는 사수와 부사수라는 도제식 구조가 있었습니다. 일정 기간 신입사원을 교육하는 것이 당연한 과업으로 인정됐고, 그 기간 동안 기존 사원이 신입에게 시간을 쏟는 것 자체가 조직에서 가치 있는 일로 평가받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교육과 적응이 함께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그런데 이런 구조가 비효율적이라는 사회 전반의 판단이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신입이든 기존 사원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을 빠르게 해내는 것이 기본값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사원 입장에서도 자신의 본래 업무가 아닌 신입 교육에 리소스를 쓰는 일을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공백을 시스템으로 메우려는 시도, 즉 지금의 OJT·온보딩 제도는 분명 존재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고, 평가도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공백을 메우기에는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 내에서 명확히 지시되지 않은 역할과 업무는, 아무리 매뉴얼이 존재해도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통계로 증명된 사실이라기보다, 앞서 살펴본 연구 결과와 현장의 흐름을 종합해 볼 때 그렇게 해석된다는 뜻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서류상의 OJT가 아니라,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조직의 관심과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안 해준 걸, 내가 확인하는 법
그렇다고 흔들린다고 바로 사직서부터 쓸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아래 세 가지를 갖추고 있었는지부터 점검해보세요. 없었다면, 지금 느끼는 불안은 당신의 결함이 아니라 회사가 놓친 구조의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 업무를 봐줄 멘토나 사수가 명확히 지정되어 있었는가 — 없었다면 '혼자'라는 감정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 팀 동료·선배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기회(정기 미팅, 티타임 등)가 있었는가 — 실제 퇴사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가 '관계'였습니다.
- 업무 매뉴얼이나 체계적인 인수인계 자료가 있었는가 — 없었다면 '시키다'는 지시만 반복되는 구조일 가능성이 큽니다.
브랜든홀그룹 연구에 따르면 체계적인 온보딩을 갖춘 기업은 신입사원 유지율이 최대 82%까지 개선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Brandon Hall Group 연구, Forbes 등 복수 매체 인용). 세 가지 중 두 개 이상이 없었다면, 이직을 고민하기 전에 회사에 먼저 요청해볼 만합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면, 그건 회사가 이미 답을 준 셈입니다.
핵심 요약
- 인사담당자들이 복수응답 중 최상위로 꼽은 조기 퇴사 이유는 직무 적합성 불일치(58.9%)지만, 이는 회사 시각일 뿐이다
- 중기연이 실제 퇴사자의 목소리(퇴사 브이로그 314건)를 분석한 결과, 텍스트 키워드 중 가장 많이 언급된 건 '적성'이 아니라 '연결'(인간관계·고립감)이었다
- 이 간극은 도제식 OJT가 사라지고 형식적 온보딩만 남은 구조적 결과로 추정되며, 체계적 온보딩이 있는 기업은 신입 유지율이 최대 82%까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금 흔들리고 있다면, 자신을 탓하기 전에 위 세 가지부터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특히 중소기업 신입사원들이 왜 이 온보딩 공백을 더 크게 겪는지, 같은 연구를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참조
인크루트: https://www.yna.co.kr/view/AKR20250513037800003 (또는 info.incruit.com 원문)
중소벤처기업연구원: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607580163
Brandon Hall Group 인용: https://firsthr.app/blog/onboarding/onboarding-stat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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