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X HR

중간관리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 이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인재성장연구소장 2026. 5. 7. 09:51

AI가 바꾼 '관리자의 정의'와 중간관리자가 지금 해야 할 것

안녕하세요. 인재성장연구소장입니다.

"중간관리자도 AI로 대체될까요?"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체되는 것은 중간관리자가 아닙니다. 대체되는 것은 '예전 방식만 고수하는 관리자'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 글은 2026년 3월 ZDNet Korea에 게재된 박주연 한국인공지능산업협회 팀장의 칼럼 "과연 중간관리자도 사라질까…AI 시대의 불편한 질문"을 읽고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작성합니다.

핵심 인사이트

  1. AI는 기준대로 처리하지만, 기준을 넘는 순간의 책임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2. 중간관리자의 위기는 AI 때문이 아니라 역할 전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3. 새로운 관리자의 기준은 '얼마나 많이 아는가'가 아니라 '어디서 직접 판단해야 하는가'다.

AI는 무엇을 가져갔는가

중간관리자의 전통적인 역할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위에서 내려온 지시를 팀에 맞게 풀어주는 것, 아래에서 올라온 보고를 정리해 다시 위로 전달하는 것, 그리고 일정이 밀리거나 기준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겼을 때 이를 바로잡는 것. 이 세 가지가 오랫동안 조직 안에서 중간관리자의 존재 이유였습니다.

AI는 이 중에서 두 가지를 조용히 흡수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질문, 진행 상황 요약, 보고서 초안 작성, 일정 점검 알림 — 이런 업무들은 이미 AI 챗봇과 자동화 도구가 상당 부분 처리합니다. 남는 것은 세 번째뿐입니다. 기준을 알려줄 수는 있어도, 그 기준을 넘어서는 상황을 책임지고 판단하는 일은 AI가 하지 못합니다.

중간관리자 역할 AI 대체 가능성 이유
보고 정리 및 상방 전달 높음 요약·초안 생성 가능
진행 상황 점검·감독 높음 대시보드·알림 자동화 가능
예외 해석 및 판단·책임 낮음 맥락·관계·조직 기준 종합 필요

문제는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지금도 대체되고 있는 두 가지 역할에 여전히 에너지의 대부분을 쏟고 있다는 점입니다. 회의 전날 밤 보고서를 다듬고, 팀원 업무 현황을 일일이 확인하고, 윗선 보고를 위한 정리에 시간을 씁니다. 이 행동들이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AI가 빠르게 같은 일을 해내는 시대에 이것만 잘해서는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의 진짜 의미

칼럼은 이 변화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앞으로 중간관리자는 "어떤 일은 AI에게 맡기고 어떤 일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지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의미하는 바는 꽤 넓습니다.

첫째, 업무 설계의 주체가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팀장이 팀원에게 일을 나눴습니다. 앞으로는 팀장이 사람과 AI 사이에서 일을 나눕니다. 무엇을 AI에 위임하고, 어느 지점에서 사람이 개입하며, 어떤 결과물에 최종 책임을 질 것인지를 설계하는 것이 관리자의 일이 됩니다.

둘째, 판단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반복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남는 업무는 필연적으로 더 복잡하고 예외적인 것들입니다. 같은 요청이라도 구성원의 상황, 팀의 맥락, 조직의 우선순위가 교차하는 순간에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 이 판단의 질이 관리자 역량의 핵심 지표가 됩니다.

셋째, '빨리 답하는 능력'의 가치가 낮아집니다. AI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해주는 환경에서 속도는 더 이상 관리자의 강점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결과물의 품질을 검토하고, 잠재적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며, 팀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제동을 거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다시 말해, 답을 빨리 내는 사람보다 답이 맞는지 판단하는 사람이 더 필요해지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기업 규모와 산업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중간관리자의 역할 재정의를 요구받는 현장 상황은 전체적인 경향성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HR이 놓치고 있는 구조적 문제

칼럼은 이 변화를 개인의 적응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면, 직무 정의도 바뀌어야 하고, 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하며, 관리자 교육도 새롭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현재 많은 조직의 관리자 평가는 여전히 "보고를 얼마나 잘 정리하는가", "실수를 얼마나 줄였는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기준으로는 변화를 이끄는 관리자를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조직이 "AI 잘 쓰는 실무자"를 육성하는 데는 빠르게 투자하면서, 정작 "AI와 사람 사이의 일을 설계하는 관리자"를 어떻게 발굴하고 키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뒤처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HR이 지금 가장 진지하게 다뤄야 할 구조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인사담당자라면

먼저, 중간관리자 평가 기준을 점검해 보실 것을 제안합니다. "보고를 잘 정리하는 관리자"를 높이 평가하는 기준이 아직 유효하다면, 조직은 변화를 스스로 막고 있는 셈입니다. 다음으로, 관리자 교육 커리큘럼에 'AI와 사람 업무 분리 설계' 역량을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업무를 AI에 위임하고, 어느 지점에서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훈련은 이제 옵션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직무 기술서(JD) 내 중간관리자 역할 정의를 재작성하는 작업을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팀 관리" 중심의 언어에서 "사람과 AI 협업 흐름 설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050 중간관리자라면

지금 바로 실행 가능한 방향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내 하루 업무를 두 열로 분류하는 훈련을 시작하십시오. AI가 처리 가능한 반복·정보 업무 / 사람만이 책임질 수 있는 예외·판단 업무. 이 분류를 일주일만 해봐도 내가 어디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 그리고 어디서 대체 불가한 존재인지가 선명해집니다.

둘째, 판단 기록을 남기십시오. 예외 상황에서 어떤 기준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간단하게라도 기록해 두는 것, 이것이 쌓이면 당신만의 판단 아카이브가 됩니다. AI가 생성하지 못하는,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의 증거입니다. 성과 면담이나 이직 협상의 장에서도 이 기록은 생각보다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셋째, 팀에서 AI 도구 사용 기준을 직접 만들어 보십시오. 단순히 AI를 쓰는 것이 아니라, 팀 내 어떤 업무에 어떤 도구가 적합한지 판단하고 기준을 제안하는 것, 이것이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가장 빠르게 증명하는 방법입니다. 누군가 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팀장인 당신이어야 합니다.

마치며

중간관리자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예전 방식의 중간관리자'는 사라집니다. AI 시대의 관리자는 더 많이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잘 판단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오늘 어떤 판단을 내렸고, 그 판단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이었는가?"

참조: ZDNet Korea. https://zdnet.co.kr/view/?no=20260324174609